지난번 포스트에서 데스 노트가 애니화 되었을 경우, 여러 한계점을 짚어 보겠다는 이야길 드렸을 겁니다. 10월 24일 화요일 밤에 4화 방영이 종료된 현 시점에선 , 다분히 예상 대로의 작품 전개를 보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제작 시스템 내에서 가능한 한 짤막하게 서술해 보겠습니다.
1. 작화(원화 및 배경 레이아웃)
- 대단히 선이 까다로운 오바타의 캐릭터를 총작감(총작화감독)인 키타오씨와 카가미 씨가 매우 근접하게 잡아놓았더군요. (물론 1화에 한해서 입니다. ) 기대한 대로..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곳도 아닌 매드 하우스가 캐릭터 원화에서 부터 딴 소리가 나오게 되면 업계의 미래는 ..그야 말로 암담하기 그지 없으니까요.
- 배경 레이아웃은 그냥 그저 그렇다는..특별히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는 그냥 평범한 수준입니다. 아이레벨이 평상보단 약간 높게 설정되어 있는데, 캐릭터 부각을 시키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죠.
2. 동화
- 일단 스토리 초반기에는 동화 애니메이터 들에게 있어선 매우 작업하기 쉬운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대사가 매우 많아 이른바 ' 토메 - 止め ' 라 불리우는 정지컷트가 많이 나왔고 이로 인해 다들 희색을 띄우며 작업했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웃는 모습이 눈에 선하군요~ ^.^
3. 컬러(역시 1화 기준)
- 동화작업팀과는 반대로 컬러작업은 상당히 귀찮아 보이는 요소가 많이 눈에 띕니다. 라이토의 머리칼은 얇은 스트레이트형인데 하이라이트가 장난아니게 많이 들어가 있어 하나하나 구분해 가면서 칠을 하려면 꽤 귀찮겠더군요. 작업이 꼼꼼히 잘 이루어진 것 같아 전담 작업팀인 우리나라의 DR MOVIE 제 ? 컬러팀에 박수~
- 사전 작업인 색지정은 그다지 좋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십중팔구 RETAS라는 프로그램으로 샘플을 만들었을 텐데.. 같은 수준의 ANIMO와 비교해 색감이 전체적으로 더 어둡습니다.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하는 것은 아마도 의도된 것이라 생각은 합니다만.. 적어도 이 분야의 전문가라면 좀더 고민을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4. 배경(역시 1화 기준)
- 시청자 입장에서 볼 때 가장 불만인 부분이 이 배경 부분입니다. 어차피 레이 아웃은 원화 담당자가 그리기 때문에 전체적인 틀은 큰 변화가 없습니다만 수채색 배경과 포토샵으로 작업한 배경의 색감의 밸런스가 상당히 동떨어져 있고 동일 계열의 색 사용빈도가 잦아 동경 안의 주거지역이 갖는 분위기를 거진 다 죽여 버렸습니다. 그림자 대비도 너무 짙어 어느 컷트를 봐도 시간적 분위기가 잘 살질 않습니다. 거의 다 초저녁 같아요~
5. 연출
- 이노우에 빈키가 시리즈 구성을 , 아라키 테츠로가 감독을 맡고 있는데 각각 연출과 감독 경력이 오래 되지 않은 면 때문에 너무 조심스러운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좀 밋밋~ 합니다. 그림 콘티를 보면 원작에서 한 장면에 압축되어 있는 코마를 초수 할당을 위해 대사를 넣어 늘여버린 경우도 눈에 띄는데, 이런 것은 연출자가 그만큼 고민하지 않은 상태에서 콘티를 만들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밑의 그림을 한 번 보시죠.
이 장면은 데스 노트 1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면으로서 애니메이션에서는 4화의 마지막 코마로 사용되었습니다.
4화의 연출은 위의 버스탈취자가 류크를 보고 당황, 그대로 버스에서 내려 지나가는 차에 치여 죽은 다음 라이토의 독백으로 윗 그림에 있는 노트의 내용을 ' 대사 ' 로 밝혀 주며 맺어지게 되는데, 어떻게 봐도 원작의 코마 구성을 억지로 늘려놓았다는 느낌이 안 들 수가 없죠. 이 부분을 보다 더 긴박감 있게 묘사하려 했다면 ' 돈 ' 이 더 들긴 하지만 적절한 배경음악을 사용하면서 류크의 버스 안에서의 대사 이후 대사를 모두 없애고 연속 장면 재생처럼 탈취자가 치여 죽는 장면을 넣은 다음 저 노트에 써져 있는 내용을 클로즈 업, 이후 라이토의 포커스 인으로 마지막 대사를 간단하게 읊어 가는 방식을 채택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 까 하는 생각입니다. (4화를 보신 분들만 이해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6. 성우
데스노트의 성우진은 원작의 특성상 정말 화려한 멤버로 꾸며졌습니다. 미야노 마모루(야가미 라이토), 야마구치 캇페이(류자키: L), 박로미(멜로) 등등.. 야마구치 캇페이는 정말 제가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게 뭔지 알아갈 무렵부터 성우로 활동했던 사람이니 (고교 1년때인 1988년 오렌지로드를 보며 이 사람을 알았죠.),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고 박로미씨야 얼마전까지 우리 스튜디오를 들락날락 하면서 더빙 작업을 했던..성우계의 슈퍼스타죠. 이 두 사람의 가세로 인해 성우진의 역할을 걱정했던 우려는 거의 날아갔다고 생각합니다.
애시당초 이 작품이 갖는 비중에 비해 사실 방송국의 제작비는 매우 낮게 책정되어 업계에선 제 2의 몬스터 와 같은 삽질이 나오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가 많았습니다. (몬스터 역시 매드하우스 제작입니다. 엄청난 적자를 본 것으로..) 그럴 기미가 사실 안보이는 건 아닙니다만, 아직은 그런 판단을 내리기엔 시기 상조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의 건투를 빕니다. MAD HOU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