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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제작, 작품뒤의 이야기
by 애니프로듀서
1979년,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에 있어 이 해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 해 입니다. 가상의 세기, 우주세기가 시작된 해 (UC.0079)이며 이후 8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이끌어 낸 현재의 모든 아티스트들이 TV 화면을 통해 치열한 경쟁의 막을 올린 해 이기도 합니다. 63년 아톰, 68년의 철인 28호, 72년의 마징가를 거치면서, 적어도 일본인들에겐 ' 로봇 ' 이란 궁극의 테크놀러지를 집약한 상징물이었으며 15년간의 노하우를 통해 이제 창작자들에게 있어 다음과 같은 고민을 안겨주었습니다.
" 어떻게 하면, 이 언덕 위의 검은배(오카노 쿠로후네 : 일본의 격언 -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최강의 존재)같은 만능의 메카를 보다 현실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 세계관을 어떻게 정립시켜야 할까? 기계의 상상적 메커니즘은 어떤 알고리즘을 통해 구현되어야 할 까? "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은 사실 일본의 업계 내에선 지금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해답으로서의 시도가 바로 ' 79년의 건담 , RX-78 ' 입니다. 이 포스트에선 선라이즈의 중심인물, 야다테 하지메, 토미노 요시유키, 야스히코 요시카즈가 77년 선라이즈 입사후 내놓은 창작자로서의 관점을 통해 ' 건담 '이라는 ' 작품 '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건담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미 많은 블로그에서 다루어지고 있고 제 블로그에 링크된 목이 님의 이글루에 자료가 소개되고 있으므로 그 쪽을 참조하시며 이 글을 읽으시면 보다 이해가 쉬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1. 로봇은 개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 국가만이, 그리고 군대만이 소유할 수 있는 전쟁의 도구이며 더 이상 평범한 일상 속의 일탈로서 기능하지 않는다.
이전의 로봇 메카물에서 사용된 세계관 설정은 대략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습니다. 로봇은 Joker와 같다. 따라서 신비주의를 그 기초로 한다. 메커닉 개발자는 MAD SCIENTIST에 가까운 ' 천재 ' 여야 한다 - 아인슈타인과 같은 이미지- . 지극히 평범한 일상과의 완전한 격리를 통해 특별한 존재로서의 자아를 창출한다.
쓰고 보니 완곡한 표현이 되었습니다만, ㅡㅡ; 사실 신비주의와 특별함 이란 코드가 건담이라는 작품부터 배제되었다는 이야긴 아닙니다. 단지 표현하는 방법이 차이가 있을 뿐이죠.
아무튼 ' 현실성 ' 이라는 표현목표에 다가가기 위해 토미노 요시유키와 야다테 하지메가 사용한 세계관은 바로 ' 전쟁' 이며 두 말할 것 없이 이는 미소냉전 시대의 양극 갈등 구조를 그대로 작품에 옮겨다 놓은 것이죠. 따라서 전쟁속의 도구로서 표현되는 로봇은 더이상 과거의 권선징악적 상징물로서만 기능할 수가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자, 그러면 여기서 두번째 고민이 나오게 됩니다. 제작자 요시이, 원작 및 감독 토미노, 원작자 야다테의 가상 3인 대화로서 이를 표현해 보겠습니다.

요시이 : (머리를 감싸쥐고)" 파일럿.........어떻게 할 거야? "
야다테 : " 그거야 뭐..대충 20대 초반의 람보 같은 군인으로..캇캇캇~"
토미노 : " 그거 좋네. 반미치광이 일보직전의 쌈 닭이라는 설정..크하하하~"
야다테 : " 야스히코 상한테 어깨 문신 같은것도 넣으라고 할까? 히히히히~~"
요시이 : .................................(조용히 듣고 있다가)" 캐릭터가 미치기 전에..네놈들이 먼저 강을 건넜군..."
요시이의 필살기 ' 두루마기 콘티 연무선 18개 동작 ' 이 난무 한 뒤,
야다테 : (쓰러진 채로)" 나..나이는 17세, 국방연구소 과학자의 아들.."
토미노 : (피투성이로 문을 향해 기어가며) " 트..특수한 메카닉..에 특별한 적응력을 갖는 소년으로.."
요시이 : " 요시! (좋다! 라는 뜻의 일본말.), 후우~ 참 덥군요. 수고들 하셨습니다. 나머진 야스히코 상에게 일임하죠."
(요시이가 문을 닫고 나간 뒤 토미노의 독백 )
토미노 : ' 나중에 모두..없애버릴거야..맘에 안들어..'

우스운 에피소드로 꾸며봤습니다만, 사실 아므로 레이라는 캐릭터는 토미노가 Z 건담 제작시에 밝힌 대로 ' 당시의 흥행성과를 위해 어쩔 수 없었던 선택 ' 이라는 말과 같이 과거 매드사이언티스트-친족 이라는 설정을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상당히 그 연대감과 존재감이 미약했긴 했어도 말이죠.)
정리하면 , 메카닉의 만능성을 줄이고 탑승자의 능력에 차별성을 두는 방식으로 ' 신비주의 '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 건담 ' 의 기초 세계관 입니다.

- 다음으로 계속 -
by 애니프로듀서 | 2005/07/05 16:40 | 메이저제작사 이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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